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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 장애 아이돌 빅오션

프리한쑤 2024. 6. 2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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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장애와 비장애 간극을 줄이고 있어요”
"WHO 사무총장에게 응원의 메시지도 받았습니다."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6월 정보문화의 달을 맞아 연 ‘디지털 접근성 콘퍼런스’.

AI를 활용한 디지털 접근성 개선 사례에 소개 된 아이돌 그룹이 있다. 바로, 찬연(26세), 현진(25세), 지석(21세)으로 구성 된 청각장애 보이그룹 ‘빅오션’이다. 

 

“다 함께 손을 잡아요. 그리고 하늘을 봐요~”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음악 방송 데뷔 무대에 오른 빅오션. 1세대 아이돌 HOT의 곡 ‘빛’을 리메이크한 무대에 관객은 환호 대신 숨을 죽이고, 응원봉으로 조용히 박자를 맞추어 주었다. 후렴구 안무에는 특별히 수어를 넣었다.  

빅오션 멤버 3명은 모두 청각장애를 가졌다. 지석은 선천적인 청각장애를,  현진은 세 살, 찬연은 열한 살 때 고열로 청력에 손상을 입었다고 한다.    

청각 장애가 있는 친구들이 아이돌을? 어떻게 가수 데뷔를 할 수 있었을까.

대학병원에서 청능사로 근무하던 찬연, 청각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깨는 콘텐츠를 제작하던 대학생 유튜버 현진, 서울시 장애인스키협회 선수로 활동하던 지석.  K팝 아이돌과는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던 세 사람이 청각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깨고 아이돌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AI'와 발전한 기술 덕분이다.

 세 사람은 인공와우 등 보청기기의 도움을 받아 들을 수 있고, 말하는 사람의 입 모양을 읽을 수 있어 대화할 수 있다. 연습생이 되기 전까진 수어를 쓰지 않고 음성 언어만 썼던 멤버도 있다. 하지만 음악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다양한 소리와 비트 속에서 정확한 음을 찾아 노래 부르고, 박자에 맞춰 춤을 추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최근 화제의 인물로 TV 뉴스에 출연한 빅오션은 인터뷰에서, 박자를 맞추는데 특히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멤버들 각각 소리에 반응하는 구간이 달라서 그 간격을 맞추는 데 애를 먹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연습할 때 다양한 아이디어를 냈다. 손 박자는 물론이고, 진동되는 스마트 워치, 빛 메트로놈, 숫자 전환 디스플레이 등 청각 대신 촉각과 시각적인 것을 많이 활용했다. 특히, 멤버들이 찬 스마트 워치는 박자에 맞춰 진동이 울리고 숫자나 빛이 깜박이며 비트를 알려준다. 멤버들이 보청기 등의 기기를 착용하지 않고, 스마트 워치 만으로 박자에 맞춰 안무를 완성했을 때, 멤버들과 소속사 관계자들은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끊임없는 연습에 이런 스마트한 기기의 도움이 더해져 빅오션은 칼각안무를 소화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정확한 음정을 잡기가 어려워 라이브와 녹음이라는 벽에 부딪혔다. 가령 한 키를 내리거나 올려야 할 때, 한번에 음정을 맞춰 소리를 내기란, 멤버들에겐 어려운 과제다.   

그 장벽을 넘도록 도와준 건 다름 아닌 AI.  

 

빅오션의 음원 제작에는 ‘AI 보이스 컨버전 기술’이 활용됐다. 빅오션의 음성 AI는 (주)삼송이앤엠홀딩스, 뮤블, 헤마 스튜디오에서 맡았다. 


멤버들이 랩과 노래를 직접 부르면 이 목소리를 AI가 학습한다. 멤버별 고유의 발음과 습관도 그대로 학습된다. 가이드 보컬이 노래를 부르고 나면, 그 위에 컨버전(전환) 기술로 빅오션의 음색을 덮는 방식이다.   

 

이렇게 AI와 발전한 기술의 도움으로 하루 10시간 이상 연습하며 데뷔를 준비하던 빅오션의 모습은 뮤직비디오에 담겨 유튜브로 공개됐다. 그 눈물 나는 노력의 시간이 고스란히 느껴져 더 높이, 더 멀리 선한 영향력의 파도를 일으키라고 자동으로 응원하게 된다. 빅오션의 팬덤 명도 ‘파도’다.  

성공적으로 데뷔를 한 빅오션은 6월 1일 후속곡 ‘BLOW’를 발매했다. 두 번째 곡은 리메이크곡이 아닌 오리지널 신곡으로, 에너지 넘치고 비트감 있는 멜로디가 특징이다. 이번에는 미국 수어로 안무를 구성했다. 빅오션의 팬덤이 해외로 확장되고 있다고 한다. 데뷔 두 달여 만에 유튜브 팔로워 12.5만 명, 인스타그램 팔로워 49만 명을 넘었고, 최근에는 세계보건기구와 협업 소식도 알렸다.

 


WHO, 세계보건기구의 SNS에 등장한 빅오션은 ‘청각장애에 대한 가장 흔한 질문 톱5와 빅오션의 대답' 영상에서 자신들의 경험담을 이야기했다. “유익한 정보였다.” “경험을 공유 해주어 감사하다.” 각국에서 응원의 댓글이 이어졌다  

신체적 한계에도 불구, 오히려 그룹만의 특색있는 무대를 꾸미며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빅오션! 장애인뿐 아니라 무언가에 도전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희망의 촉진제가 되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빅오션은 '희망을 노래하는 그룹'이다.

“많은 분이 저희를 보고 희망을 잃지 않고 도전하셨으면 좋겠어요.”

 장애 때문이 아닌, 실력으로 화제가 되고 싶다는 빅오션.

‘최초‘라는 수식어가 의미 있을 수 있도록, 빅오션이  AI 기술로 날개를 달고, 그들의 노력과 실력으로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며 더 큰 파도를 일으키길 응원한다.